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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 다녀온 김유정 심판 “다음 목표는 여자 월드컵”

 

뉴스포인트 최성민 기자 | 지난달 코스타리카에서 열린 FIFA 여자 U-20 월드컵에서 우리 여자 청소년대표팀은 선전했지만 아쉽게 8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이 대회에는 선수단과 별개로 두명의 한국 심판도 함께 참가했다. 김유정 주심(33)과 박미숙 부심(39)이다. 특히 김유정 주심은 홍은아 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에 이어 한국인으로서는 두번째로 여자 U-20 월드컵에 참가한 주심으로 이름을 올렸다.


대회 첫날 조별리그 뉴질랜드 : 멕시코전에 이어, 미국 : 네덜란드전, 그리고 8강전 스페인 : 멕시코전에 투입된 두 심판은 무난한 판정으로 FIFA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는 김유정 주심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코스타리카 U-20 월드컵에 참가했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FIFA 대회에는 처음 참가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 심판 명단에 포함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의 기분은 어땠나요?


= 지난 6월에 FIFA로부터 공식적으로 통보를 받았습니다. 솔직히 올 가을에 열리는 U-17 월드컵은 내심 기대하고 있었지만, U-20 월드컵은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어요. 보통 U-17 월드컵에 참가하고 나서 인정을 받으면 U-20 월드컵에 나가는 걸로 알고 있었으니까요. 뜻밖에 통보를 받으니까 정말 기뻤고, 조금 얼떨떨했어요.


- 그동안 각종 국제경기에서 보여준 능력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모양입니다


= 열심히 한다고는 했는데, 좋게 봐주신 것 같습니다. 최근 몇년간 여러 국제경기에 출전했었지만 아무래도 지난 2월에 포르투갈에서 했던 알가르베 국제친선대회에서 결승전 주심으로 뛴 것이 좋은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어요. 알가르베컵이 친선대회이긴 하지만 국제적으로 알아주는 A매치 대회거든요.




- 이번 대회 앞두고 FIFA에서 참가 심판들에게 강조한 것이 있다면?


= 개막 1주일전에 코스타리카에 모여서 교육도 받고, 훈련도 하고, 체력 테스트도 했습니다. 여자 연령별 대회에 VAR 도입도 처음이라 VAR 교육도 받았구요 FIFA 강사들이 강조한 것은 ‘풋볼 언더스탠딩’ 즉, 축구에 대한 이해였어요. 선수의 행동이 플레이를 하기 위한 행동이냐, 아니면 반칙을 하기 위한 행동이냐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어요. 플레이를 하기 위한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면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이상 경기를 그대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죠.


- 이번 대회에서 주심으로 3경기, 대기심으로 3경기 배정받았으면 FIFA 대회에 처음 참가한 심판치고는 많이 출전했네요.


= 고맙게도 다른 심판들보다는 배정을 많이 받았습니다. 특별히 큰 문제가 없으면 모든 심판들에게 2경기씩은 배정을 하구요. 그 다음이 중요한데 저는 다행히 8강전 첫경기(스페인 : 멕시코)에 주심으로 들어갔고, 준결승 한경기(스페인 : 네덜란드)에도 대기심으로 투입될 수 있었습니다. FIFA 심판관계자들이 격려를 많이 해주더라구요. 이제 처음이니까 계속 경험을 쌓아서 여자 월드컵에도 참가할 수 있도록 하라고 용기를 주는 말들을 많이 해주었습니다.


- 가장 기억에 남은 경기는 어떤 경기였나요?


= 아무래도 처음 투입된 뉴질랜드 : 멕시코전이 먼저 생각나네요. 이 경기가 대회 개막 첫날에 열린 경기라 무게감이 있어서 조금 긴장했어요. 미국 : 네덜란드전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이 경기에서는 VAR 온 필드 리뷰를 해서 네덜란드 선수에게 퇴장을 주었거든요. VAR 판독 이후에 퇴장을 준 것은 개인적으로 처음이었어요.


- 심판으로서 볼 때 여자 U-20 월드컵 대회의 판정 난이도는 어느 정도였나요?


= 아무래도 세계 대회이고 타이틀이 걸린 대회다 보니 선수들 수준도 높고, 열정이 넘쳐서 굉장히 격렬하게 경기를 하더라구요. 심판으로서는 쉽지 않죠. 제가 지금 WK리그와 K4리그에도 주심으로 뛰고 있는데, 그 경기보다 훨씬 힘들었던 것 같아요. 선수들이 긴장감을 갖고 하니까 여자대표팀 일반 A매치보다 심판 보기는 더 빡빡하게 느껴졌습니다. 또 다른 대회보다 중계 카메라가 많고 VAR용 카메라까지 있어서 모든 플레이가 영상으로 다 촬영된다고 생각하니 심판으로서는 확실히 부담이 컸어요.


- 함께 참가한 박미숙 부심이 호주에 살며 심판활동을 하고 있어서 호흡을 맞추기가 쉽지는 않았을텐데.


= 평소에는 같이 할수 없었지만 아시안컵이라든가 여러 국제대회때 함께 경기에 투입된 적이 많아서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미숙 언니가 영어를 워낙 잘해서 다른 심판들하고 소통할 때 제가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웃음).


- 이번 대회에서 스스로 평가할 때 잘했던 점과 부족했던 점을 꼽는다면.


= 공의 전개 방향이나 플레이를 미리 예상하고 위치를 잡는 포지셔닝은 잘했다고 점수를 주고 싶고요. 뛰는 양도 모자라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선수들이나 아시아 선수들과는 달리 중남미 쪽 선수들이 확실히 흥분을 많이 하고, 항의하는 액션이 많았어요. 이런 선수들을 잘 컨트롤 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는 조금 미흡했던 것 같아요.


- 대회를 마치고 난 느낌은 어떤가요? 새로운 목표도 있을 것 같은데.


= 보통 국제대회 나가면 열흘에서 보름 정도 있다가 한국으로 돌아오는데, 이번은 한달만에 돌아왔어요. 한달 동안 꿈을 꾸고 온 것 같아요. 선수들이 월드컵에 나가는게 일생의 목표이듯이 심판들도 FIFA 대회에 나가는 것이 꿈이거든요. 비록 연령별 월드컵이었지만요.


저의 심판 생활도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내년 호주, 뉴질랜드에서 열리는 FIFA 여자 월드컵에 참가할 수 있으면 너무나 좋을 것 같고, 내년이 안되면 그 다음 월드컵에는 꼭 참가하고 싶어요. 남자 국제심판용 체력테스트에도 합격해서 AFC 챔피언스리그 같은 남자 메이저 대회에도 한번 뛰어보고 싶습니다.


그동안 많은 도움을 주신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와 심판운영팀 분들, 그리고 항상 경기후에 피드백 해주시는 심판평가관, 강사분들에게 감사드리고 싶구요. 함께 고생하는 동료 심판들이 있었기에 이렇게 제가 좋은 경험을 할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고맙다는 인사 꼭 드리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선수 시절 청소년대표까지 했다고 들었습니다. 당시 동료들 중에 여전히 현역에 있는 선수들이 많죠?


= 네. 저는 포항여전고, 위덕대에서 선수생활을 했어요. 17세 청소년대표 시절 같이 뛰었던 동료들이 심서연, 조소현, 전가을, 권하늘 이런 선수들이에요. 개인적으로 가끔 통화도 하고 만나기도 해요. 하지만 WK리그 경기장에서 만나면 절대 아는척 하지 않죠(웃음). 오해를 살수 있으니까요.